[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정부 전체 예산에서 장애인 관련 예산 규모가 처음으로 집계됐다. 보건복지부 예산 이외에 전체 국가 예산 가운데 복지 관련 예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처음으로 추계된 것이다. 집계 결과 장애인 관련 예산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선진국과는 여전히 간극이 컸다. 보편적 장애인 복지보다는 산업재해나 보훈 차원 예산 규모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20일 나라살림연구소가 장애인의 날에 맞춰 공개한 중앙정부 전체 부처의 장애인 지출 현황을 분석에 따르면 올해 장애인 관련 예산은 6조6000억원으로 분석됐다. 최근 5년 사이에 장애인 예산이 4조4000억원에서 50% 늘어났지만 장애인 관련 예산은 보편적 권리로서 집행됐다기보다는 노동시장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나 군 복무 등 공무상 발생한 피해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집행된 예산이 집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분석이 눈길을 끄는 것은 장애인 관련 예산이 중앙부처 차원에서 집계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집행된 예산은 복지부 소관 장애인 관련 예산 정도만 공개됐다. 이 때문에 고용노동부, 교육부 등의 장애인 관련 예산은 함께 분석되지 않았다. 그동안 장애인 관련 예산은 2조원 규모로 알려졌지만 복지부 이외 부서의 장애인 예산을 고려했을 때 실제 예산은 3배 정도다. 

 

 

정부 예산 증가 속도보다 장애인 관련 예산은 빠르게 늘었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보다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더욱이 구체적 사업 예산을 살펴보면 국내 장애인 관련 예산이 일부 부분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산재와 보훈 관련 장애인 예산이 각각 2조3000억원과 1조원이다. 산업재해보험기금이라는 한정된 사회보험 가입자와 고엽제 수당 등 특수목적 수당을 받는 장애인을 위한 지출이 보편적 목적 지출보다 더 큰 것이다. 

 

(중략)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장애인 관련 예산 항목을 집계하는 것이 장애인 정책의 출발점"이라며 "종전과 같이 중앙정부 전 부처에 산재되어 있는 장애인 관련 지출의 현황이 제대로 집계되지 못한 채로 장애인 정책을 논의한다면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 부처의 장애인 관련 지출을 통합적으로 파악하고 분석하는 노력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 "추후 지방정부 장애인 지출 현황도 분석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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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탱크에 약 3천 리터의 물을 싣고 늘상 동해안에 상주하면서 출동할 수 있는 카모프 헬기를 250억 원을 들여서 꼭 이번에 구입해주십사하는 부탁을 드릴 예정입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 지난 8일) 

국가 재난급 산불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지난 8일,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국회를 찾아 화재 피해로 인한 주택 복구비 지원과 함께 헬기 구입 예산을 요청했습니다. 재난피해 복구비와 함께 '부탁 목록'에 넣을 정도로 '카모프 헬기'가 중요한 장비였다면, 왜 미리미리 사지 못한 걸까요?

 

지난해 11월 국회로 가보겠습니다. 당시 소방청의 2019년 예산안에는 '환동해 특수재난대응단 특수장비 확충' 예산으로 카모프 헬기 구입 예산 62억5천만 원을 '국비'로 지원해 달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1년에 62억5천만 원씩 2년간 총 125억 원의 국비를 지원받고, 여기에 강원도 자체 예산을 더해 250억 원짜리 헬기를 사겠다는 계산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예산 항목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까지 올라갔다가 전액 삭감됐습니다. 국가 재난 상황에 대비하는 중요한 예산인데, 대체 누가 왜 삭감한 것일까요? 

“지차제 소방헬기는 소방안전교부세로”

당시 국회 예결위 회의록입니다.

"벌써 소방안전교부세를 만든 지가 한 5년가량 지났거든요. (중략) 소방안전교부세의 재원이 그런 곳(소방헬기 등)에도 더 여유있게 배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용진 당시 기획재정부 제2차관 발언 중)

주목해야 할 용어는 바로 '소방안전교부세'입니다. 소방안전교부세는 담배소비세를 세원으로 하는데, '지자체의 소방 및 안전시설을 확충하는 등'의 목적에 쓰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지자체 소방장비인 강원도 소방 헬기를 사려면 소방안전교부세를 끌어다 사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입니다.
그런데 소방안전교부세는 기재부가 아니라 행안부가 관리합니다. 결국 강원도 소방헬기 사는 데 드는 돈을 대기 위해 행안부가 아닌 기획재정부 예산으로 증액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지자체 소방헬기 구입을 기재부 예산으로 지원하면 안 된다는 법이 있는 건 아니지만, 기재부 입장에선 '예외'가 '관행'이 될 가능성을 우려했을 법합니다.

 

(중략)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말로 다시 돌아와 보겠습니다. 최 지사는 지난 8일 KBS뉴스9에 출연해 '강원도 예산으로 카모프 헬기 구입이 불가능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불가능한 건 아니라는 뜻으로 읽힙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KBS 탐사보도부가 나라살림연구소와 함께 강원도의 예결산 내역을 살펴봤습니다. 2017회계연도의 결산을 기준으로 강원도청이 보유한 '순세계잉여금' 규모는 1천587억 원(일반회계 기준 1천194억 원) 정도 됩니다. 순세계잉여금이란 쉽게 말해 세입에서 세출을 뺀 차액, 즉 잉여금에서 국고 환수액과 사업성 이월금 등을 빼고 다음 회계연도 세입으로 잡히는 돈입니다. 일반 가정의 가계부에 비교하자면, 해가 바뀌었을 때 작년에 쓰고 남은 돈을 넘겨받아 수입으로 잡는 것과 비슷합니다.

지난해 강원도의 세출이 줄면서 올해 세입으로 넘어올 순세계잉여금의 규모는 최소 2천억 원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게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의 예측입니다. 이 돈을 잘 쓰면 자체 예산으로 헬기를 사는 게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는 얘기가 그래서 나옵니다. 그런데 왜 강원도는 국비를 요청한 걸까요? 사업을 추진할 때, 중앙정부 예산인 국비와 자체 예산을 합쳐 비용을 충당하는 오랜 관행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반직(소방직이 아닌 공무원)에서 '국비를 따 온다면 나머지는 해 줄게' 이런 식의... 일반직의 도움 없이는 저희가 처리할 수 없는 구조죠. 시도 예산이 그렇습니다."
(소방청 관계자)

소방청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결국 지자체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지자체에서는 '교부금·국비 50, 지방비 50 매칭'이 일종의 원칙으로 자리잡히다 보니, 일반회계 예산을 소방분야에 가져다 쓰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강원도청 관계자는 "대형헬기는 사는데도 큰 예산이 들어가고, 유지·관리에도 예산이 들어가는 부분이이서 필요로 하지만 엄두를 못 내고 있던 상황이었다"며 "국가에서 돈이 없어서 정말 (지원을) 못 한다고 하면 그때는 다시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평창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대형헬기를 100% 도비로 살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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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들의 퇴직소득(퇴직금)에 대한 과세기간을 좁혀 과세를 완화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두고 ‘종교인 특혜’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소득세법 원칙과 다른 예외를 두면서까지 일반 납세자들과의 과세형평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3일 경향신문이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 회의록 등을 살펴본 결과, 국회는 “소급과세의 문제”를 들며 개정안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일반 납세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인정했지만 이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았다.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퇴직소득 수입 전체에 대해 과세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이와 다른 국회 개정안에 동의했다. 

 

국회 기재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대표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은 종교인의 퇴직금에 대해 2018년 1월1일 이후 근무분에 한해서만 과세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지금까지는 명확한 규정이 없어 소득세법에 따라 퇴직금 전체에 대해 세금이 매겨졌다. 아울러 종교인 퇴직금 관련 규정을 소득세법 시행령에서 소득세법으로 옮겨두자는 내용도 담겼다.

2018년 1월1일을 기준으로 한 것은 종교인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과세하기로 2015년에 개정된 소득세법이 이때부터 시행됐기 때문이다. 국회는 이와 관련해 “소급과세문제”를 언급하며 개정안의 필요성을 들었다. 박상인 국회 기재위 전문위원은 조세소위 회의에서 “종교인 소득 과세가 시행된 2018년 1월1일 전의 (퇴직금) 해당분에도 과세하는 것으로 운용돼왔다”며 “이를 두고 소급과세와 과세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중략)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과거 종교인 소득은 정치적 판단에 따라 세무행정상 징수를 안 해왔던 것일 뿐”이라며 “과세하지 않은 시기까지 이후에 과세한다는 소급과세 주장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장은 “소급과세 주장은 어떻게 해서든지 종교인 과세를 완화해주려는 핑계”라고 지적했다. 

 

(중략)

 

기재부는 시행령에 규정된 종교인 퇴직금 관련 규정을 법률로 옮기며 ‘예외규정’으로 둬야 한다고도 했다. 김 실장은 “퇴직소득 전액을 과세하는 원칙이 소득세법에 규정돼 있기 때문에 예외규정도 법에 두는 것이 조세법률주의상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회가 주도하고 정부가 따르는 이번 소득세법 개정안이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5일 본회의를 통과하면 일반 납세자와의 과세형평성만 저해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납세자연맹에 따르면 1989년 1월1일부터 2018년 12월31일까지 일해 퇴직금으로 10억원을 받은 종교인에게 부과되는 퇴직소득세는 506만여원이다. 동일한 조건의 근로소득자가 내야 할 퇴직소득세 1억4700여만원의 약 29분의 1에 불과하다. 납세자연맹은 이날 개정안 철회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국회 법사위 의원 전원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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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낭비를 막아온 ‘예비타당성 조사’의 문턱이 크게 낮아지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은 더 확실해졌고, 사업성을 평가하기 위한 기준은 더 모호해졌다. 또 사업시행을 결정하는 주체도 정부 내부에 두게 했다. 경제성 대신 정치적 판단이 앞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기획재정부와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예타 조사 제도가 도입된 1999년부터 2018년 말까지 실시된 총 조사건수는 849건, 총 사업비는 377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549건(223.3조원)이 타당성 있는 것으로 분석돼 평균 통과율은 64.7%를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조사대상 27건 중 74.1%인 20건이 타당성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올 들어서만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사업(1조4709억원), 제2경인선 광역철도 건설사업(2조4399억원) 등 12건이 예타 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됐다.

 

(중략)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지역균형평가 비중이 높아진 2010년대 이후 예타 조사 통과율이 50% 내외에서 70%대로 급증했다”며 “지금까지 예산 투입이 부족해 지역 발전이 이뤄지지 않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인구수를 고려한 1인당 세출 예산은 수도권보다 지방이 최대 3배까지 많다”고 말했다.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은 확실해졌지만 경제성이 낮은 사업이 추진될 우려가 커졌다. 이번 개편안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정부가 예타 대상 선정 기준을 총 사업비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상향하는 개정안을 도입 추진 중인 만큼 무분별한 예산 투입은 더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도 유지관리 비용은 물론이고 공사비도 챙기지 못하는 토목 사업이 많다”며 “장기적으로 재원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적 고려’ 혹은 ‘정무적 판단’이 고려될 여지가 더 커졌다는 비판도 나왔다. ‘정책성’ 평가 항목에 일자리와 환경, 안전 등 사회적 가치(정책효과)를 반영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간접 고용효과와 재난 대응 가능성, 생활불편 개선 등 요소가 포함됐다. 기재부는 이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전문가들은 기준, 관점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아전인수식 해석이 가능하다고 봤다. 게다가 현재까지 한국개발연구원(KDI)가 경제성 분석뿐만이 아니라 정책성, 균형발전까지 평가했지만 앞으로는 기재부 내부에 설치되는 ‘재정사업평가위원회’, ‘분과위원회’가 최종 사업시행 여부 결정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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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과 군인에게 국가가 앞으로 줘야 한 연금 규모가 지난해 940조원에 육박하면서 국가부채도 1682조원을 돌파했다. 국가부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연금충당부채는 나라 빚을 왕창 늘리는 '주범'으로 꼽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연금충당부채 급증에 대한 지나친 우려를 경계한다. 국민이 반드시 갚아야 할 국가채무와 연금충당부채를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2일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2018 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국가부채는 1682조7000억원으로 2017년(1555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126조9000억원 증가했다.

 

국가부채 급증은 연금충당부채가 이끌었다. 지난해 연금충당부채는 939조9000억원으로 1년 전(845조8000억원)보다 94조10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국가 부채를 구성하는 국채·주택청약저축 등은 710조원에서 742조8000억원으로 32조8000억원 불었다.

 

◆ 할인율에 따라 춤 추는 연금충당부채…0.1%p 떨어지면 20조원 늘어

연금충당부채가 급증한 원인은 할인율 변동에 있다. 연금충당부채는 국가가 앞으로 공무원과 군인에게 줄 연금 규모를 현재가치로 환산한 개념이다. 미래가치를 현재가치로 환산할 때 최근 10년 국채 수익률 평균치를 사용한다. 할인율이 떨어지면 현재가치는 오히려 커진다.

 

(중략)

 

◆ 공무원 채용 확대…연금충당부채 급증?…정부 "750억원 증가 그쳐"

공무원 채용 확대로 연금충당부채가 급증한다는 지적은 현재까지 기우에 그친다. 공무원 증원이 연금충당부채를 확 늘렸다는 징후가 나타나지 않아서다.

문재인 정부는 공공 부문에서 일자리 81만개를 만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로드맵에 따라 문재인 정부는 임기 5년 동안 공무원 17만4000명을 증원한다. 연도별로 보면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1만2700명, 2만9700명을 증원한다. 

 

(중략)

 

◆ 전문가 "채무와 연금충당부채 성격 달라"…보전금은 국민이 메워야

전문가는 기본적으로 국가채무와 연금충당부채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한다. 국가 채무는 적자국채와 같이 국민이 갚아야 할 시기와 금액이 미리 정해져 있다. 반면 연금충당부채는 할인율에 따라 금액이 고무줄처럼 늘었다가 줄어든다. 이런 이유로 기재부는 연금충당부채는 비확정부채라고 설명한다.  

 

(중략)

 

다만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부족분은 국민이 메워줘야 한다. 매년 이렇게 나가는 보전금이 3조7000억~3조8000억원에 달한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은 "연금충당부채와 국가 채무를 구분해야 한다"며 "연금충당부채 규모 자체만을 문제삼기보다는 국가 보전금 등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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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정산, 환급받으면 오히려 손해? 

 

우로보로스(Ouroboros)라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뱀 모양의 동물이 있다. 보통 자신의 꼬리를 먹는 뱀으로도 알려져 있다. 자기 꼬리를 먹는다면 당장은 배를 채울 수는 있지만 안 먹느니만 못하다. 아니 먹으면 먹을수록 손해다. 상상 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일까? 아니다. 실제 사육하는 뱀에게도 가끔 목격된다고 한다. 사육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인지장애가 발생하면 실제로 자기 꼬리를 먹기도 한다는 것이다. 슬픈 일이다.

 

그런데 먹으면 먹을수록 손해인 것은 우로보로스의 꼬리만은 아닌 것 같다. 연말정산 환급금, 특히 신용카드 공제가 그렇다. ‘13월의 월급’이라는 연말정산 환급금을 받으면 기분이 좋다. 연말정산을 환급 받는 날은 으레 직장동료들은 술 한잔하게 된다. 그리고 환급은커녕 ‘토해낸’ 사람은 술값 계산에서 열외다. 왜냐고? 불쌍하니깐. 

 

그러나 사실 연말정산 환급금은 자기 꼬리를 먹는 뱀처럼 많이 돌려받으면 받을수록 손해다. 연말정산 환급금은 자신이 낸 원천징수 세금이다. 내가 이미 원천징수로 낸 돈과 실제 납부할 세금 차익만큼 돌려받는 것이 연말정산 환급이기 때문이다.❶

 

결국, 돈을 많이 돌려받은 사람은 실제로 내야 할 세금보다 원천징수를 지나치게 많이 한 사람이다. 세금을 미리 과다하게 내고, 무이자로 돌려받았으니 결국 그만큼 손해다. 그리고 환급이 아니라 토해낸 사람은 소득이 발생했을 때, 즉 과거 월급을 받았을 당시 냈어야 하는 세금을 나중에 정산해서 냈으니 곧 그만큼 이익이다. 지체 가산금도 없이 세금을 늦게 냈으니 말이다. 

 

(중략)

 

납세자의 신뢰를 얻는 재정 구조가 근본 해결책

신용카드 공제를 받지 못하면 내 세금이 수십만 원 더 증가할 수도 있다. 국가가 나에게 무엇을 해준다고 내가 세금을 더 내야 할까? 세금 내기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현재 신용카드 공제는 근로소득자만 해당되고 자영업자는 해당되지 않는다. 자영업자가 억울해할 수도 있겠다. 논리적으로는 자영업자에게도 신용카드 공제를 확대해야 한다. 자영업자가 쓰는 신용카드도 조세 인프라 확립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자영업자에게도 확대하면 현재 1.8조 원의 세수 손실은 얼마까지 확대될까?

 

국가재정이라는 것은 한쪽에서 세금을 감면해 주면, 다른 쪽에서는 채워주어야 하는 구조다. 2017년 기준 전체 1천 8백만 명 근로소득자 중에서 신용카드 공제를 단 1원이라도 받은 근로자 수는 7백만 명에 지나지 않는다. 면세점 이하인 저소득 근로자들에겐 단 한 푼의 혜택도 없고, 오히려 고소득 근로자에게 더 큰 혜택이 간다. 

 

신용카드 공제를 마치 근로소득자의 세금을 감면해주는 제도로 인식하는 측면이 있다. 그리고 내가 낸 세금에 대한 직접적 혜택을 체감하지 못한 근로자라면, 나중에 내가 다른 형태로 채워 넣어야 할지라도 일단 지금 당장 내는 세금을 줄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래서 신용카드 공제는 논리적으로는 불필요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없애기 참 힘든 제도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법이다. 내가 낸 세금이 아깝지 않도록 납세자에게 신뢰를 주는 재정 구조를 통해 납세자의 동의를 얻는 노력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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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나라답게.’ 문재인 정부의 항해는 이 일곱 글자를 구체화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취임하면서 “힘든 세월 국민들은 ‘이게 나라냐’고 물었다”며 “대통령 문재인은 바로 그 질문에서 새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내 삶이 나아지는 나라.’ 이듬해 문 대통령은 ‘나라다운 나라’를 이렇게 구체화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신년사를 통해 “(국가는 국민들에게) 더 정의롭고, 더 평화롭고, 더 안전하고, 더 행복한 삶을 약속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나라다운 나라다”고 밝혔다. 특히 “국민들께서 삶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혁신적 포용국가.’ 올해 문 대통령은 ‘내 삶이 나아지는 나라’의 구체적 비전으로 ‘포용국가’를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2019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경제정책의 변화는 분명 두려운 일로 시간이 걸리고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 “부족한 부분을 충분히 보완하면서 반드시 ‘혁신적 포용국가’를 이루어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책의 크고 작음, 예산의 많고 적음을 가리지 않고 ‘포용국가’의 기반을 닦고 실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문재인 정부에 ‘포용국가’는 단순한 슬로건 이상이다. ‘나라를 나라답게’ 하고 ‘내 삶이 나아지는 나라’를 이룰 비전이자 핵심 방법론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포용국가의 기반을 닦고 실행해 나가겠다”는 문 대통령의 다짐은 약속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과연 대한민국은 포용국가로 진화하고 있을까? 최근 문재인 정부의 행보를 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포용국가 기조와 상충되는 장면들, 그래서 쉽게 납득되지 않는 순간들이 계속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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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재정 지출에 있어 세수 확충 대신 초과세수에 의존해 왔다. 지난해 초과세수는 사상 최대인 25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정부가 나라 살림을 짜면서 예상한 규모보다 많은 세금이 걷히는 초과세수가 3년째 이어진 것으로, 경기 둔화 국면에서 국가 재정이 적극적 역할을 못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불황에 긴축 재정을 편 셈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정부도 인정한다.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시사저널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세수 추계의 잘못으로 정부의 의도와 달리 긴축이 됐다. 뼈아프다.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라고 밝혔다. 홍 위원장은 “올해는 반드시 확장적 기조에 맞는 예산 편성을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시사저널 제1535호 참조). 

 

과연 문제는 반복되지 않을까. 사상 최대 규모의 초과세수가 발생한 상황에서 정부가 독점해 온 세수추계 모델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정부는 이를 공개하는 대신 세수추계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 개선에만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은 “세수추계 모델을 공개해야 기획재정부가 세입을 의도적으로 낮게 예측했다는 의혹을 불식시킬 수 있고, 이를 검증하고 심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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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정부는 포용적 혁신국가를 앞세우면서도 정작 국민 설득이 필요한 재원조달 방안은 계속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눈에 띄는 증세 조처도 보이지 않는다. 최근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보편적 증세에 대해 집중적으로 고민해 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홍장표 위원장도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조세 형평성을 맞추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정부의 입장에 대해 정부의 재정개혁 작업에 참여했던 한 전문가는 “문재인 정부의 증세에 대한 의지를 느끼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보면 이번 정부에서 증세 논의는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한다”며 “다시 말하면 문 대통령이 약속한 ‘내 삶이 나아지는 나라’ ‘포용적 혁신국가’도 허울뿐인 공약이거나 별것 없다고 봐야 한다는 뜻”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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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시 교육청에서는 세금을 내는 시민이 예산 편성에 직접 참여하는 '주민참여예산'이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어려운 과정은 예산 담당 공무원이 돕도록 해놨는데 실제로 잘 운영되고 있을까요. 백운 기자가 제보 내용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시교육청은 8년 전부터 '주민참여예산'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위원으로 위촉된 시민들은 13억 원 넘는 사업을 선정하는 데 직접 참여합니다. 또 10조여 원의 교육청 전체 예산에 대해 자문 의견도 내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예산 담당 사무관 등 6명의 관련 공무원을 간사 자격으로 회의에 참여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5월부터 운영위원으로 활동해 온 이상돈 씨는 간사인 예산 공무원 만나기가 매우 힘들었다고 털어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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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 : 예산이나 재정 관련된 것은, 관련된 법과 제도가 굉장히 촘촘하게 짜여 있는 편입니다. 제대로 된 참여예산을 하겠다면 (공무원의 지원은) 필수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취재가 진행되자 서울시교육청은 간사인 예산 공무원들이 회의에 상주하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 SBS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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