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월이면 소득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 한다. 올해는 신고 대상에 사상 처음으로 종교인이 포함됐다. 종교인 과세가 지난해부터 시행됐기 때문이다. 종교인들은 자신이 속한 종교단체 등으로부터 종합소득세 신고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한 안내를 받았을 것이다. 이때 함께 안내받는 내용이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이다.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과 함께 말이다. 

1년5개월 전 우여곡절 끝에 시행된 종교인 과세의 근본적인 문제가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는 지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비종교인의 눈에는 종교인이 종합소득세를 신고하는 것과 근로장려금·자녀장려금을 받는 것이 모순처럼 비친다. 근로장려금은 말 그대로 근로를 장려하기 위해 지급하는 돈으로 일정액 이하의 저소득 근로자나 사업자 가구가 지원 대상이다. 지원을 받으려면 근로를 해야 하며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근로소득세를 내야 한다. 그런데 종교인은 올해 첫 종합소득세 신고 때 근로소득과 기타소득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납세자가 납세 항목을 선택하는 기이한 일이 벌어진 것은 종교인이 자신의 종교활동이 근로가 아니라 봉사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봉사소득 항목은 없으니 근로소득이나 기타소득 가운데서 고르도록 한 것이다. 

 

주목할 부분은 기타소득으로 신고해야 세제혜택이 크다는 점이다. 기타소득은 연봉에 따라 20~80%를 필요경비로 인정받는다. 세금을 매기는 과세표준은 수입금액에서 필요경비를 뺀 소득금액이다. 필요경비가 커질수록 소득금액은 적어지고 세금도 그에 맞춰 줄어든다. 연봉이 5,000만원인 경우 종교인은 2,900만원을 필요경비로 인정받아 소득금액은 2,100만원이 된다. 반면 직장인은 1,225만원의 필요경비를 인정받아 소득금액은 3,775만원이 된다. 종교인이라면 세금을 한 푼이라도 더 줄이기 위해 당연히 근로소득 대신 기타소득으로 신고할 것이다. 그렇다면 근로소득세를 내는 근로자에게 지원되는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은 받지 않는 게 합리적이고 타당하다. 그런데 근로소득세는 내지 않으면서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은 받겠다고 하니 세상 사람들의 눈총이 쏠리는 것이다. 

사실 기타소득은 세법에 개념이 워낙 명확히 규정돼 있어 종교인이 얻는 소득과는 거리가 멀다. 기타소득은 상금·현상금·포상금·복권·당첨금 등 정기적인 소득이 아니라 비정기적이며 일시적으로 얻는 소득이다. 종교인이 종교활동을 이유로 꾸준히 받는 소득은 근로소득은 될 수 있어도 기타소득이 될 수는 없다. 

 

(중략)

 

 

현행 종교인 과세 제도가 처음부터 이렇게 비논리적이고 비상식적이며 잘못된 길로 접어든 상황에서 국회는 얼마 전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종교인 퇴직금 비과세 법안을 추진했다. 종교인 퇴직금 비과세 법안은 올 들어 일사천리로 국회 상임위원회 통과까지 절차를 밟아나가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법사위원회에서 일단 제동이 걸렸다. 이 법안은 종교인이 받는 퇴직금에 세제혜택을 주자는 것으로 2018년 이후에 받은 퇴직금만 과세 대상으로 삼자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10년 근무한 회사원이 올해 말 1억원의 퇴직금을 받으면 1년간 퇴직소득은 1,000만원 정도 된다. 이 소득에 대한 소득세는 50만원이며 이 소득세가 10년간 발생했으니 총 소득세는 500만원이다. 같은 조건으로 종교인이 퇴직하면 과세 대상이 되는 퇴직소득은 지난해와 올해 2년간 2,000만원이 되며 이때 소득세는 50만원씩 해서 100만원이다. 종교인 과세가 2018년부터 시작됐으니 퇴직금도 그때 이후 발생한 것만 과세 대상이라는 것이다.

 

이 논리는 얼핏 그럴듯해 보이지만 더 큰 문제를 일으킨다. 세상 사람들은 종교인 과세가 지난해부터 시행됐다고 편하게 말하지만 실은 정부 수립 이후 종교인 과세가 금지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2018년 전에도 종교인이건 아니건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세금을 내도록 돼 있었다. 그냥 일부 종교인이 세금을 내지 않았고 과세당국도 이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은 것뿐이다. 종교인 과세가 지난해부터 시작됐으니 퇴직금 과세 대상도 지난해 이후 발생한 소득만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지난해 전까지 당연히 냈어야 할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사실을 자인하는 것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중략)

 

사실 이번 종교인 퇴직금 비과세 법안은 대부분의 종교인과 상관이 없다. 당장 불교 승려와 천주교 신부에게는 원칙적으로 퇴직금 개념이 없다. 개신교의 경우도 퇴직금을 받는 목회자는 많지 않다.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퇴직금을 받는 극히 일부 대형교회 목회자만 혜택을 볼 뿐이다. 그렇다면 국회의원들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이구동성으로 번갯불에 콩 볶듯 법안 처리에 나선 이유가 궁금해진다. 한국 사회는 종교의 영향력이 유독 크다. 종교계에 한번 밉보인 정치인이 다음 선거에서 당선될 가능성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현저히 낮아진다. 정치인이 지역 유권자 경조사에 못지않게 지역 종교행사를 챙겨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사정이 이러니 종교인 퇴직금 비과세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국회의원이 한 사람도 없는 것이다. 

이 법안에 대해서는 종교계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높다. 조계종은 국회가 이 법안을 너무 서둘러 처리해 종교인들이 함께 비판을 받고 있다며 항의 공문을 국회에 보냈다. 조계종은 항의 공문에서 국회가 법안을 졸속 처리한다며 모든 종교계와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등 진보 성향의 종교단체들도 이 법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종교인은 어떤 특혜나 특별대우를 바라지 않는다”며 “이 법안은 세간에서 우려하듯 소수 대형교회 목회자를 위한 특혜법”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직장인 월급은 유리지갑인데 종교인 소득은 비밀지갑으로 특별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중략)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이제라도 종교인 소득을 근로소득으로 신고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금을 깎아주기 위해 기타소득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한 것부터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종교인 과세의 첫 단추를 근로소득 신고로 끼웠으면 근로장려금 논란도 벌어지지 않고 퇴직금 문제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은 “현 종교인 과세 제도가 조세 공평과 종교 투명성 면에서는 진일보했지만 구체적인 법 규정을 보면 종교인의 특권을 인정한다는 문제가 있다”며 “이 특권을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권이란 종교인에게 근로소득과 기타소득 가운데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점, 세무조사를 종교소득에 대해서는 제한한 점, 종교활동비에 대해 무한정 비과세를 인정한 점, 종교인에게 기타소득으로 신고하도록 하면서 근로장려금 등의 혜택을 부여한 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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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권순선 의원(더불어민주당, 은평구 제3선거구)은 14일 오후 서울특별시의회 제2대회의실에서 「미래 교육환경 조성을 위한 학교공간 혁신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를 주관한 권순선 의원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서울시의회 김생환 부의장, 교육위원회 장인홍 위원장을 비롯한 서울시의원 20여명과 서울시교육청 관계자, 각 급 학교 교장 및 교사, 학부모 등 150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래교육을 위한 학교 공간혁신 정책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이어 본격적인 토론에서는 권순선 의원이 좌장을 맡고 네 명의 토론자가 심화 토론을 진행했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박복선 교장은 학교 현장에서 학생에게 필요한 교육공간과 학교 개축의 필요성에 대해 주장했고, 김대호 한울구조안전 대표는 학교 공간혁신을 위한 개축 절차와 정밀안전진단 등 안전구조 측면에 대한 발표를 했다.

우지영 나라살림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교육부의 전체 예산 대비 학교교육환경개선 시설비의 예산 비중이 감소 추세에 있다고 말하면서 지방자치단체 생활 SOC, 교육경비보조금 등 융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교부금 배정은 그 예산 한계로 인해 근본적인 교육환경이 개선되기 힘들다고 설명하면서 현재 학교시설개선 5개년 계획의 한계를 지적하고, 총체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추가 국고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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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갈수록 늘어나는 노후 학교 건물의 시설 개선이 비효율적 구조라는 지적이 서울시의회 토론회에서 나왔다.

 

서울시의회는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소문청사에서 '학교 공간 혁신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행사에 모인 교사, 건축업계 관계자 등은 안전하고 창의적인 공간으로 건물을 개선하려 하는 교육부 정책을 돌아봤다.

 

현장에서는 정부의 시설 개선이 느리고 비효율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우지영 나라살림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교육부의 '학교시설개선 5개년 계획'의 예산이 부족할 뿐더러, 집행의 비효율성이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지어진지 30년이 넘은 학교 건물은 2만3136동이지만, 5개년 계획은 2.2% 수준인 500동만 개선할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학교 환경 개선 예산이 교부금의 형태로 지급되기 때문이다. 학교시설교육환경개선비는 3조3360억원으로 절대 액수는 늘고 있지만, 세출예산액 대비 비중은 지난 2015년 49.51%에서 올해 21.16%로 '반토막'났다.

 

교부금이라는 형식인 액수 제한뿐 아니라 비효율적인 집행도 고질적인 문제다. 냉난방기 교체, 화장실, 기자재, 내진보강, 석면 보강 등을 한꺼번에 개선하는 게 아니라 하나하나 부분적으로 '땜질'한다. 개축이 힘들다는 이야기다.

 

집행이 힘든 구조 때문에 남는 돈도 생긴다. 전국 시도 교육청의 시설비 이월액은 지난 2017년 4조4384억원, 불용액은 6363억원이었다.

 

우 위원은 "일반회계나 국고보조금을 추가 편성해 개축 차원의 통합적 예산 집행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학교가 각자 추진하는 학교시설 개선사업, 혁신교육지구 사업, 지방자치단체 생활 SOC, 교육경비보조금 사업을 '시설 복합화'로 통합하는 것도 효율적인 예산 지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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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9일 문재인 대통령 당선 2주년을 맞아 문재인미터(moonmeter.kr)가 문재인 정부의 공약을 전수 조사/평가했다. <문재인미터>는 2018년 5월, 문재인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팩트체크 전문 미디어 '뉴스톱'이 사단법인 '코드'와 함께 만든 대선공약 체크 사이트다. 전 세계 수십개 나라에는 대통령 혹은 총리 공약체크 사이트가 있으며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폴리티팩트가 운영하는 '트럼프미터'가 가장 유명하다.

 

문재인미터는 파편화돼 있는 대통령 공약을 한 곳에 모아 주제별로 분류해 국민들이 이행 정도를 손쉽게 볼 수 있도록 하는 아카이브를 표방한다. 현재 공약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 판단근거와 함께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번 ‘문재인미터 공약체크 프로젝트’에는 뉴스톱을 비롯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민농업포럼, 나라살림연구소, 대학교육연구소,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문화연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언론개혁시민연대, 에너지정의행동, 육아신문 베이비뉴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정보공개센터, 참여연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환경운동연합 등(가나다순) 총 15개의 시민사회단체 및 언론이 참여했다. 검증은 19대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발간한 '나라를 나라답게' 공약집을 기준으로 했으며 총 공약수는 887개다. 문재인미터는 한국언론학회와 SNU팩트체크가 공동제정한 제1회 팩트체킹 취재보도 지원사업 선정작으로 두 단체가 사이트 구축을 위한 재정을 지원했다.

 

□ 공약 이행 평가 총평

 

공약평가 결과, 문재인 정부의 공약 이행률 (완료율)은 13%였다. 임기 5년차에 달성되는 공약이 많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전체 임기의 40%가 지났기에 공약 이행률은 좀 더 높아야 한다는 것이 문재인미터가 내린 평가다. 공약 중 <진행중>은 59.1%, <지체>는 19.1%였으며 파기도 1.8%나 됐다. 대체적으로 문재인 정부는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단계지만 성과를 내기엔 시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부문별로 보면 <공약완료>는 경제 분야가 23.8%로 가장 높았으며 성평등 17.2%, 노동 16.4%, 정치개혁 16.2% 순이었다. 반면 문화예술체육언론은 2%, 외교통일국방은 4.1%, 민생복지는 7.5%로 평균에 못 미쳤다. 경제의 경우 법령이나 시행령 개선 공약이 많아 비교적 완료가 많은 것으로 분석되며 적폐청산에 주력한 정치개혁도 공약 이행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문화예술체육언론의 경우 공약이행율이 낮았는데 장기간 진행해야 하는 공약이 많았기 때문이다. 외교통일국방은 북미관계가 변수로 작용하면서 남북관계 공약이 달성되지 못해 공약이행률이 떨어졌다.

재정부족, 입법지연, 우선순위 변화 등으로 공약이 진척되지 않는 상황인 <지체 공약>은 정치개혁 33.4%, 노동 32.8%, 문화예술체육언론/외교통일국방이 24.5% 순으로 높았다. 정치개혁에 지체가 많은 것은 여야 갈등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며, 노동 공약 역시 국회와 재계의 반대가 심해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정치개혁 중 국민소송제 도입은 국회에 법안이 계류중이지만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OECD 수준으로 비정규직 비율을 감소한다는 공약은 최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속도가 늦춰졌고 비정규직을 자회사의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편법이 나타나면서 지체로 평가됐다.

 

□ 공약 10개 분야 분류

 

뉴스톱은 문재인 정부 공약을 △정치 개혁 △경제 △노동 △지방분권·농어촌 △민생복지 △교육 △외교·통일·국방 △안전·환경·동물 △성평등 △문화·예술·체육·언론 등 10대 주제로 분류했다. 10대 주제에는 ‘나라는 나라답게’ 공약집의 12대 약속, 30개 영역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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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수출과 투자 동반 부진으로 올해 1분기 GDP증가율이 전기대비 0.3% 감소했다"며 "경제부총리로서 송구스러우며 어느 때보다도 지금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3%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저조한 수치라는 점에서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전기 대비 –10.8% 감소해 전체 GDP 성장률 하락을 주도했다. 지난해 2분기와 3분기 각각 –5.7%, -4.4% 기록했던 설비투자 증가율은 반도체 수출이 감소하는 상황에도 4분기에는 오히려 4.4% 증가했다. 이는 4분기 설비투자가 밀어내기 식으로 이뤄졌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처럼 가뜩이나 부진할 것이 뻔히 예상됐던 설비투자인데 그마저도 지난 4분기에 집중되다보니 정작 올해 1분기에는 지난 4분기와 비교할 때 –10.8%라는 충격적인 수치가 나올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중략)

 

문제는 현재의 한국경제가 처한 현실이 평년처럼 녹록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이미 OECD나 IMF는 올해 세계경제의 하강 리스크를 지적하면서 세계경제성장률을 지난해부터 꾸준히 하향 조정해왔다. 특히 최근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OECD는 지난 3월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유럽 최대 제조업 국가인 독일의 경제성장률마저 기존의 1.6%에서 0.7%로 무려 0.9%p나 하향조정했다.

한국경제도 이런 글로벌 교역 상황에서 예외일 수 없다. 특히 지난해부터 시작된 반도체 공급과잉과 단가 하락에 따르는 수출 감소로 업체의 설비투자 급감은 어찌보면 한국경제에 일찍부터 예견된 결과였다. 

그럼에도 정부의 재정지출은 지난 4분기 큰 폭으로 이뤄진 후 올해 들어선 평년 수준에 그치고 말았다. 이미 반도체를 비롯한 수출과 투자에 경고등이 들어온 상황에서 정부가 재정 지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함에도 정작 소극적인 대응에 그쳤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지난해 정부 예산 대비 약 25조원에 달하는 초과 세수가 발생했다. 3조8000억원의 추경 예산을 편성해 집행했음에도 여전히 세수는 남아돌았고, GDP대비 40%를 밑도는 정부 부채 비율은 OECD의 어떤 국가보다 건전한 수준임에도 남은 세수는 결국 조기 국채 상환에 쓰이고 말았다.

실제로 최근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해 발행한 국고채는 97조4000억원으로 2013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국고채 발행을 늘려 재정지출을 확대하려던 지난해 재정운용 목표가 초과세수 발생으로 무산됐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정부의 재정 계획과 지출이 소극적인데다 초과 세수까지 발생하면서 정부 재정수지가 개선되고 국가채무 증가폭이 줄어드는 것은 그만큼 재정건전성이 좋아졌다고 말할 수 있다.

 

(중략)

 

올해 편성된 470조원 예산은 문재인 정부가 계획하고 편성한 첫 예산이다. 하지만 역대급 규모의 예산을 짜놓고도 1분기 재정 지출이 크게 늘어나지 못하면서 정부지출 기여도가 –0.7%p를 기록하고 이것이 결국 부진한 설비투자와 함께 경제성장률을 급락시킨 주된 요인이 됐다.

경제기관의 전망에 따르면 올해 하강 중인 반도체 경기 사이클과 글로벌 교역 상황을 고려하면 국내 기업들의 설비투자와 수출이 당장 회복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내수 경기 역시 급락한 경제 성장률을 견인할만한 충분한 여력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성장률 제고를 위한 긴급처방으로서 SOC투자라도 확대하는 것이 지금으로선 최선일텐데, 정부에서는 4대강 사업의 트라우마 때문인지 SOC투자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그렇다 보니 정작 정부 예산은 많은데 쓰지 못하는 게 고민이라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온다.

편성된 추경 예산만 보더라도 경기 부양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는 미세먼지 관련 대응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로 인해 정부의 추경 예산이 집행되더라도 경제성장률 제고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경제연구원들의 평가가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세금을 거두어 예산을 제대로 쓰지도 못할 거라면 차라리 미국이나 중국처럼 대대적인 감세를 하거나 국민들에게 바우처로 돌려주는게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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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고채 발행량이 2013년 이후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 규모의 초과세수로 인해 계획보다 국고채를 9조원이나 발행하지 않은 데 따른 결과다. 국고채를 적게 발행하면서 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지표는 개선됐지만 사실상 긴축효과가 발생해 나라 경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28일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해 발행한 국고채는 97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88조4000억원의 국고채를 발행했던 2013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재정지출 확대 목표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106조4000억원의 국고채를 발행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실제 발행량은 2017년 발행량(100조8000억원)보다 오히려 감소한 97조4000억원이었다. 

정부가 국고채를 계획보다 더 적게 발행한 것은 초과세수가 25조4000억원이나 발생했기 때문이다. 초과세수가 많은 것은 민간의 자금을 그만큼 더 흡수했다는 말로 긴축효과가 발생했다는 뜻도 된다. 

 

박승만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원은 “계획보다 국고채 발행을 줄인 것은 결국 재정여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국고채를 9조원 더 발행했다면 정부가 지난주 발표한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보다 더 많은 예산을 편성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초과세수를 국고채 갚는 데 쓰지 말고 국고채를 계획대로 발행했다면 세계잉여금(예산에 쓰고 남은 돈)이 그만큼 남아 추경 재원이 넉넉했을 것이라는 뜻이다. 국가재정법에 따라 추경 재원은 세계잉여금, 기금 여유자금과 한국은행 잉여금 등을 통해 조달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10조5000억원을 사용했고 공적자금 상환 등에도 써 추경에 투입할 수 있는 세계잉여금은 629억원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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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초과세수 10.5조 및 지방소비세 증가 3.2조원 

"정부 추가경정예산(추경) 규모가 적다고 하는데, 중앙정부만 봐서 그런 것입니다. 지방에 내려간 교부금 정산액이 10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입니다. 이를 재원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추경을 편성하면 재정 지출 규모는 큰 폭으로 뛸 것입니다."

24일 정부가 발표한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 예산에 대해 ‘경기 대응용이라고 보기엔 규모가 작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한 기재부 관계자는 "지자체 추경까지 합치면 절대 그렇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체 재정 지출(2018년 통합재정사용액 기준)의 49.3%를 차지하는 지방자치단체와 시·도 교육청의 추경 예산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 이를 합치면 2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얘기다.

 

(중략)

 

지자체 추경 규모는 2014~2016년 3조~4조원 규모였던 것이 2017년과 2018년 각각 8조8000억원, 7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초과세수(예산안 편성 당시 예상보다 세금이 더 걷힌 것)가 대규모로 발생하면서 지방교부금 정산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해 부가가치세 중 지방소비세 비중이 11%에서 15%로 늘어난 것도 지자체 추경 규모를 키울 것이란 분석이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해 지방소비세 인상이 지자체 본예산 편성 이후 결정됐기 때문에 그만큼 세입이 늘게 됐다"며 "세입 증가분이 추경 예산에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기재부 부가가치세 수입 전망치를 기초로 지방소비세 세수 증가 규모를 계산하면 3조2000억원에 달한다.

결국 지자체 입장에서는 교부금 정산금에 지방소비세 세수 증가까지 합쳐 13조7000억원이 금고에 더 들어오게 된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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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집계에 따르면 지자체의 예산 대비 부채 비율은 2013년 15.5%에서 2017년 10.3%까지 내려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등이 각각 성남시장, 경남도지사를 맡았을 때 ‘부채 제로’를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는 등 지자체장들이 재정건전성 확보를 주요 치적으로 내세우면서 빚 갚기에 나선 결과다. "지난해부터 지자체들이 ‘곳간에 쌓인 돈 쓰기’에 나서기 시작한 상황"이라는 게 이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이번에 정부가 발한된 추경 예산 사업 중 여러 개가 지자체 추경과 연결돼 있다.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건설기계 엔진 교체, 배출가스저감장치(DPF) 부착에 대한 보조금 가운데 40~50%는 지자체가 부담하게 된다. 각급 학교에 공기정화시설을 추가 설치하는 것도 시·도 교육청의 지방교육예산으로 이뤄진다. 정부 관계자는 "추경 사업 가운데 다수는 지자체 추경을 고려해 편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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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라살림연구소 flashfre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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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가뭄에 써야 할 국민의 혈세가 총선을 의식한 선심성 예산 등에 낭비된다면 국회의 본분을 저버리는 일이 될 것"(2015년 7월 12일 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

#2. "미세먼지, 산불, 포항지진 등과 재해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관련되지 않은 경기부양 추경은 구별해서 제출해달라. 총선용 추경에 응할 수 없다"(2019년 4월 18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정부가 2015년, 2019년 각각 내놓은 메르스 추경, 미세먼지 추경을 향한 야당의 인식이다. 발언자를 지우고 보면 정반대 노선을 걷는 정당에서 발표한 논평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다. 

야당 지적에 2015년(새누리당), 2019년(더불어민주당)의 여당 반응도 같다. '경기 진작을 위해 나랏돈을 풀어야 한다'이다. 여야가 정치적으로 처한 위치에 따라 추경 편성 요건을 '고무줄 해석'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국회는 스스로 추경 편성 요건을 개정하겠다고 했으나 감감무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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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재정법 89조 개정 논의가 겉돌면서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여야는 벌써부터 추경 편성 요건을 두고 입씨름 중이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문구 해석 차이로 갈등이 빚어진 조선시대 예송논쟁처럼 추경 편성 요건을 두고 여야가 정쟁을 벌이는 건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국가재정법 89조 개정 논의가 속도를 내더라도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부딪힐 전망이다. 백 의원처럼 추경 편성 요건을 완화하자는 쪽은 헌법을 근거로 제시한다. 정부의 예산 편성 재량권을 넓게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헌법은 예산에 변경을 가할 필요가 있을 때 추경을 편성할 수 있도록 했다.  

추경 편성 요건을 강화하자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추경 편성 요건을 더 뚜렷하게 규정해 추경을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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