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수출과 투자 동반 부진으로 올해 1분기 GDP증가율이 전기대비 0.3% 감소했다"며 "경제부총리로서 송구스러우며 어느 때보다도 지금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3%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저조한 수치라는 점에서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전기 대비 –10.8% 감소해 전체 GDP 성장률 하락을 주도했다. 지난해 2분기와 3분기 각각 –5.7%, -4.4% 기록했던 설비투자 증가율은 반도체 수출이 감소하는 상황에도 4분기에는 오히려 4.4% 증가했다. 이는 4분기 설비투자가 밀어내기 식으로 이뤄졌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처럼 가뜩이나 부진할 것이 뻔히 예상됐던 설비투자인데 그마저도 지난 4분기에 집중되다보니 정작 올해 1분기에는 지난 4분기와 비교할 때 –10.8%라는 충격적인 수치가 나올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중략)

 

문제는 현재의 한국경제가 처한 현실이 평년처럼 녹록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이미 OECD나 IMF는 올해 세계경제의 하강 리스크를 지적하면서 세계경제성장률을 지난해부터 꾸준히 하향 조정해왔다. 특히 최근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OECD는 지난 3월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유럽 최대 제조업 국가인 독일의 경제성장률마저 기존의 1.6%에서 0.7%로 무려 0.9%p나 하향조정했다.

한국경제도 이런 글로벌 교역 상황에서 예외일 수 없다. 특히 지난해부터 시작된 반도체 공급과잉과 단가 하락에 따르는 수출 감소로 업체의 설비투자 급감은 어찌보면 한국경제에 일찍부터 예견된 결과였다. 

그럼에도 정부의 재정지출은 지난 4분기 큰 폭으로 이뤄진 후 올해 들어선 평년 수준에 그치고 말았다. 이미 반도체를 비롯한 수출과 투자에 경고등이 들어온 상황에서 정부가 재정 지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함에도 정작 소극적인 대응에 그쳤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지난해 정부 예산 대비 약 25조원에 달하는 초과 세수가 발생했다. 3조8000억원의 추경 예산을 편성해 집행했음에도 여전히 세수는 남아돌았고, GDP대비 40%를 밑도는 정부 부채 비율은 OECD의 어떤 국가보다 건전한 수준임에도 남은 세수는 결국 조기 국채 상환에 쓰이고 말았다.

실제로 최근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해 발행한 국고채는 97조4000억원으로 2013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국고채 발행을 늘려 재정지출을 확대하려던 지난해 재정운용 목표가 초과세수 발생으로 무산됐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정부의 재정 계획과 지출이 소극적인데다 초과 세수까지 발생하면서 정부 재정수지가 개선되고 국가채무 증가폭이 줄어드는 것은 그만큼 재정건전성이 좋아졌다고 말할 수 있다.

 

(중략)

 

올해 편성된 470조원 예산은 문재인 정부가 계획하고 편성한 첫 예산이다. 하지만 역대급 규모의 예산을 짜놓고도 1분기 재정 지출이 크게 늘어나지 못하면서 정부지출 기여도가 –0.7%p를 기록하고 이것이 결국 부진한 설비투자와 함께 경제성장률을 급락시킨 주된 요인이 됐다.

경제기관의 전망에 따르면 올해 하강 중인 반도체 경기 사이클과 글로벌 교역 상황을 고려하면 국내 기업들의 설비투자와 수출이 당장 회복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내수 경기 역시 급락한 경제 성장률을 견인할만한 충분한 여력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성장률 제고를 위한 긴급처방으로서 SOC투자라도 확대하는 것이 지금으로선 최선일텐데, 정부에서는 4대강 사업의 트라우마 때문인지 SOC투자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그렇다 보니 정작 정부 예산은 많은데 쓰지 못하는 게 고민이라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온다.

편성된 추경 예산만 보더라도 경기 부양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는 미세먼지 관련 대응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로 인해 정부의 추경 예산이 집행되더라도 경제성장률 제고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경제연구원들의 평가가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세금을 거두어 예산을 제대로 쓰지도 못할 거라면 차라리 미국이나 중국처럼 대대적인 감세를 하거나 국민들에게 바우처로 돌려주는게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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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고채 발행량이 2013년 이후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 규모의 초과세수로 인해 계획보다 국고채를 9조원이나 발행하지 않은 데 따른 결과다. 국고채를 적게 발행하면서 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지표는 개선됐지만 사실상 긴축효과가 발생해 나라 경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28일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해 발행한 국고채는 97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88조4000억원의 국고채를 발행했던 2013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재정지출 확대 목표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106조4000억원의 국고채를 발행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실제 발행량은 2017년 발행량(100조8000억원)보다 오히려 감소한 97조4000억원이었다. 

정부가 국고채를 계획보다 더 적게 발행한 것은 초과세수가 25조4000억원이나 발생했기 때문이다. 초과세수가 많은 것은 민간의 자금을 그만큼 더 흡수했다는 말로 긴축효과가 발생했다는 뜻도 된다. 

 

박승만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원은 “계획보다 국고채 발행을 줄인 것은 결국 재정여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국고채를 9조원 더 발행했다면 정부가 지난주 발표한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보다 더 많은 예산을 편성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초과세수를 국고채 갚는 데 쓰지 말고 국고채를 계획대로 발행했다면 세계잉여금(예산에 쓰고 남은 돈)이 그만큼 남아 추경 재원이 넉넉했을 것이라는 뜻이다. 국가재정법에 따라 추경 재원은 세계잉여금, 기금 여유자금과 한국은행 잉여금 등을 통해 조달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10조5000억원을 사용했고 공적자금 상환 등에도 써 추경에 투입할 수 있는 세계잉여금은 629억원에 불과했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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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초과세수 10.5조 및 지방소비세 증가 3.2조원 

"정부 추가경정예산(추경) 규모가 적다고 하는데, 중앙정부만 봐서 그런 것입니다. 지방에 내려간 교부금 정산액이 10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입니다. 이를 재원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추경을 편성하면 재정 지출 규모는 큰 폭으로 뛸 것입니다."

24일 정부가 발표한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 예산에 대해 ‘경기 대응용이라고 보기엔 규모가 작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한 기재부 관계자는 "지자체 추경까지 합치면 절대 그렇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체 재정 지출(2018년 통합재정사용액 기준)의 49.3%를 차지하는 지방자치단체와 시·도 교육청의 추경 예산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 이를 합치면 2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얘기다.

 

(중략)

 

지자체 추경 규모는 2014~2016년 3조~4조원 규모였던 것이 2017년과 2018년 각각 8조8000억원, 7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초과세수(예산안 편성 당시 예상보다 세금이 더 걷힌 것)가 대규모로 발생하면서 지방교부금 정산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해 부가가치세 중 지방소비세 비중이 11%에서 15%로 늘어난 것도 지자체 추경 규모를 키울 것이란 분석이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해 지방소비세 인상이 지자체 본예산 편성 이후 결정됐기 때문에 그만큼 세입이 늘게 됐다"며 "세입 증가분이 추경 예산에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기재부 부가가치세 수입 전망치를 기초로 지방소비세 세수 증가 규모를 계산하면 3조2000억원에 달한다.

결국 지자체 입장에서는 교부금 정산금에 지방소비세 세수 증가까지 합쳐 13조7000억원이 금고에 더 들어오게 된 격이다. 

 

(중략)

 

행안부 집계에 따르면 지자체의 예산 대비 부채 비율은 2013년 15.5%에서 2017년 10.3%까지 내려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등이 각각 성남시장, 경남도지사를 맡았을 때 ‘부채 제로’를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는 등 지자체장들이 재정건전성 확보를 주요 치적으로 내세우면서 빚 갚기에 나선 결과다. "지난해부터 지자체들이 ‘곳간에 쌓인 돈 쓰기’에 나서기 시작한 상황"이라는 게 이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이번에 정부가 발한된 추경 예산 사업 중 여러 개가 지자체 추경과 연결돼 있다.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건설기계 엔진 교체, 배출가스저감장치(DPF) 부착에 대한 보조금 가운데 40~50%는 지자체가 부담하게 된다. 각급 학교에 공기정화시설을 추가 설치하는 것도 시·도 교육청의 지방교육예산으로 이뤄진다. 정부 관계자는 "추경 사업 가운데 다수는 지자체 추경을 고려해 편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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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가뭄에 써야 할 국민의 혈세가 총선을 의식한 선심성 예산 등에 낭비된다면 국회의 본분을 저버리는 일이 될 것"(2015년 7월 12일 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

#2. "미세먼지, 산불, 포항지진 등과 재해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관련되지 않은 경기부양 추경은 구별해서 제출해달라. 총선용 추경에 응할 수 없다"(2019년 4월 18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정부가 2015년, 2019년 각각 내놓은 메르스 추경, 미세먼지 추경을 향한 야당의 인식이다. 발언자를 지우고 보면 정반대 노선을 걷는 정당에서 발표한 논평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다. 

야당 지적에 2015년(새누리당), 2019년(더불어민주당)의 여당 반응도 같다. '경기 진작을 위해 나랏돈을 풀어야 한다'이다. 여야가 정치적으로 처한 위치에 따라 추경 편성 요건을 '고무줄 해석'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국회는 스스로 추경 편성 요건을 개정하겠다고 했으나 감감무소식이다. 

 

(중략)

 

국가재정법 89조 개정 논의가 겉돌면서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여야는 벌써부터 추경 편성 요건을 두고 입씨름 중이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문구 해석 차이로 갈등이 빚어진 조선시대 예송논쟁처럼 추경 편성 요건을 두고 여야가 정쟁을 벌이는 건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국가재정법 89조 개정 논의가 속도를 내더라도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부딪힐 전망이다. 백 의원처럼 추경 편성 요건을 완화하자는 쪽은 헌법을 근거로 제시한다. 정부의 예산 편성 재량권을 넓게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헌법은 예산에 변경을 가할 필요가 있을 때 추경을 편성할 수 있도록 했다.  

추경 편성 요건을 강화하자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추경 편성 요건을 더 뚜렷하게 규정해 추경을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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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정부 전체 예산에서 장애인 관련 예산 규모가 처음으로 집계됐다. 보건복지부 예산 이외에 전체 국가 예산 가운데 복지 관련 예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처음으로 추계된 것이다. 집계 결과 장애인 관련 예산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선진국과는 여전히 간극이 컸다. 보편적 장애인 복지보다는 산업재해나 보훈 차원 예산 규모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20일 나라살림연구소가 장애인의 날에 맞춰 공개한 중앙정부 전체 부처의 장애인 지출 현황을 분석에 따르면 올해 장애인 관련 예산은 6조6000억원으로 분석됐다. 최근 5년 사이에 장애인 예산이 4조4000억원에서 50% 늘어났지만 장애인 관련 예산은 보편적 권리로서 집행됐다기보다는 노동시장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나 군 복무 등 공무상 발생한 피해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집행된 예산이 집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분석이 눈길을 끄는 것은 장애인 관련 예산이 중앙부처 차원에서 집계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집행된 예산은 복지부 소관 장애인 관련 예산 정도만 공개됐다. 이 때문에 고용노동부, 교육부 등의 장애인 관련 예산은 함께 분석되지 않았다. 그동안 장애인 관련 예산은 2조원 규모로 알려졌지만 복지부 이외 부서의 장애인 예산을 고려했을 때 실제 예산은 3배 정도다. 

 

 

정부 예산 증가 속도보다 장애인 관련 예산은 빠르게 늘었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보다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더욱이 구체적 사업 예산을 살펴보면 국내 장애인 관련 예산이 일부 부분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산재와 보훈 관련 장애인 예산이 각각 2조3000억원과 1조원이다. 산업재해보험기금이라는 한정된 사회보험 가입자와 고엽제 수당 등 특수목적 수당을 받는 장애인을 위한 지출이 보편적 목적 지출보다 더 큰 것이다. 

 

(중략)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장애인 관련 예산 항목을 집계하는 것이 장애인 정책의 출발점"이라며 "종전과 같이 중앙정부 전 부처에 산재되어 있는 장애인 관련 지출의 현황이 제대로 집계되지 못한 채로 장애인 정책을 논의한다면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 부처의 장애인 관련 지출을 통합적으로 파악하고 분석하는 노력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 "추후 지방정부 장애인 지출 현황도 분석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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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탱크에 약 3천 리터의 물을 싣고 늘상 동해안에 상주하면서 출동할 수 있는 카모프 헬기를 250억 원을 들여서 꼭 이번에 구입해주십사하는 부탁을 드릴 예정입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 지난 8일) 

국가 재난급 산불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지난 8일,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국회를 찾아 화재 피해로 인한 주택 복구비 지원과 함께 헬기 구입 예산을 요청했습니다. 재난피해 복구비와 함께 '부탁 목록'에 넣을 정도로 '카모프 헬기'가 중요한 장비였다면, 왜 미리미리 사지 못한 걸까요?

 

지난해 11월 국회로 가보겠습니다. 당시 소방청의 2019년 예산안에는 '환동해 특수재난대응단 특수장비 확충' 예산으로 카모프 헬기 구입 예산 62억5천만 원을 '국비'로 지원해 달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1년에 62억5천만 원씩 2년간 총 125억 원의 국비를 지원받고, 여기에 강원도 자체 예산을 더해 250억 원짜리 헬기를 사겠다는 계산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예산 항목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까지 올라갔다가 전액 삭감됐습니다. 국가 재난 상황에 대비하는 중요한 예산인데, 대체 누가 왜 삭감한 것일까요? 

“지차제 소방헬기는 소방안전교부세로”

당시 국회 예결위 회의록입니다.

"벌써 소방안전교부세를 만든 지가 한 5년가량 지났거든요. (중략) 소방안전교부세의 재원이 그런 곳(소방헬기 등)에도 더 여유있게 배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용진 당시 기획재정부 제2차관 발언 중)

주목해야 할 용어는 바로 '소방안전교부세'입니다. 소방안전교부세는 담배소비세를 세원으로 하는데, '지자체의 소방 및 안전시설을 확충하는 등'의 목적에 쓰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지자체 소방장비인 강원도 소방 헬기를 사려면 소방안전교부세를 끌어다 사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입니다.
그런데 소방안전교부세는 기재부가 아니라 행안부가 관리합니다. 결국 강원도 소방헬기 사는 데 드는 돈을 대기 위해 행안부가 아닌 기획재정부 예산으로 증액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지자체 소방헬기 구입을 기재부 예산으로 지원하면 안 된다는 법이 있는 건 아니지만, 기재부 입장에선 '예외'가 '관행'이 될 가능성을 우려했을 법합니다.

 

(중략)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말로 다시 돌아와 보겠습니다. 최 지사는 지난 8일 KBS뉴스9에 출연해 '강원도 예산으로 카모프 헬기 구입이 불가능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불가능한 건 아니라는 뜻으로 읽힙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KBS 탐사보도부가 나라살림연구소와 함께 강원도의 예결산 내역을 살펴봤습니다. 2017회계연도의 결산을 기준으로 강원도청이 보유한 '순세계잉여금' 규모는 1천587억 원(일반회계 기준 1천194억 원) 정도 됩니다. 순세계잉여금이란 쉽게 말해 세입에서 세출을 뺀 차액, 즉 잉여금에서 국고 환수액과 사업성 이월금 등을 빼고 다음 회계연도 세입으로 잡히는 돈입니다. 일반 가정의 가계부에 비교하자면, 해가 바뀌었을 때 작년에 쓰고 남은 돈을 넘겨받아 수입으로 잡는 것과 비슷합니다.

지난해 강원도의 세출이 줄면서 올해 세입으로 넘어올 순세계잉여금의 규모는 최소 2천억 원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게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의 예측입니다. 이 돈을 잘 쓰면 자체 예산으로 헬기를 사는 게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는 얘기가 그래서 나옵니다. 그런데 왜 강원도는 국비를 요청한 걸까요? 사업을 추진할 때, 중앙정부 예산인 국비와 자체 예산을 합쳐 비용을 충당하는 오랜 관행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반직(소방직이 아닌 공무원)에서 '국비를 따 온다면 나머지는 해 줄게' 이런 식의... 일반직의 도움 없이는 저희가 처리할 수 없는 구조죠. 시도 예산이 그렇습니다."
(소방청 관계자)

소방청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결국 지자체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지자체에서는 '교부금·국비 50, 지방비 50 매칭'이 일종의 원칙으로 자리잡히다 보니, 일반회계 예산을 소방분야에 가져다 쓰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강원도청 관계자는 "대형헬기는 사는데도 큰 예산이 들어가고, 유지·관리에도 예산이 들어가는 부분이이서 필요로 하지만 엄두를 못 내고 있던 상황이었다"며 "국가에서 돈이 없어서 정말 (지원을) 못 한다고 하면 그때는 다시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평창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대형헬기를 100% 도비로 살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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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들의 퇴직소득(퇴직금)에 대한 과세기간을 좁혀 과세를 완화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두고 ‘종교인 특혜’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소득세법 원칙과 다른 예외를 두면서까지 일반 납세자들과의 과세형평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3일 경향신문이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 회의록 등을 살펴본 결과, 국회는 “소급과세의 문제”를 들며 개정안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일반 납세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인정했지만 이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았다.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퇴직소득 수입 전체에 대해 과세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이와 다른 국회 개정안에 동의했다. 

 

국회 기재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대표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은 종교인의 퇴직금에 대해 2018년 1월1일 이후 근무분에 한해서만 과세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지금까지는 명확한 규정이 없어 소득세법에 따라 퇴직금 전체에 대해 세금이 매겨졌다. 아울러 종교인 퇴직금 관련 규정을 소득세법 시행령에서 소득세법으로 옮겨두자는 내용도 담겼다.

2018년 1월1일을 기준으로 한 것은 종교인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과세하기로 2015년에 개정된 소득세법이 이때부터 시행됐기 때문이다. 국회는 이와 관련해 “소급과세문제”를 언급하며 개정안의 필요성을 들었다. 박상인 국회 기재위 전문위원은 조세소위 회의에서 “종교인 소득 과세가 시행된 2018년 1월1일 전의 (퇴직금) 해당분에도 과세하는 것으로 운용돼왔다”며 “이를 두고 소급과세와 과세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중략)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과거 종교인 소득은 정치적 판단에 따라 세무행정상 징수를 안 해왔던 것일 뿐”이라며 “과세하지 않은 시기까지 이후에 과세한다는 소급과세 주장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장은 “소급과세 주장은 어떻게 해서든지 종교인 과세를 완화해주려는 핑계”라고 지적했다. 

 

(중략)

 

기재부는 시행령에 규정된 종교인 퇴직금 관련 규정을 법률로 옮기며 ‘예외규정’으로 둬야 한다고도 했다. 김 실장은 “퇴직소득 전액을 과세하는 원칙이 소득세법에 규정돼 있기 때문에 예외규정도 법에 두는 것이 조세법률주의상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회가 주도하고 정부가 따르는 이번 소득세법 개정안이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5일 본회의를 통과하면 일반 납세자와의 과세형평성만 저해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납세자연맹에 따르면 1989년 1월1일부터 2018년 12월31일까지 일해 퇴직금으로 10억원을 받은 종교인에게 부과되는 퇴직소득세는 506만여원이다. 동일한 조건의 근로소득자가 내야 할 퇴직소득세 1억4700여만원의 약 29분의 1에 불과하다. 납세자연맹은 이날 개정안 철회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국회 법사위 의원 전원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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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낭비를 막아온 ‘예비타당성 조사’의 문턱이 크게 낮아지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은 더 확실해졌고, 사업성을 평가하기 위한 기준은 더 모호해졌다. 또 사업시행을 결정하는 주체도 정부 내부에 두게 했다. 경제성 대신 정치적 판단이 앞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기획재정부와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예타 조사 제도가 도입된 1999년부터 2018년 말까지 실시된 총 조사건수는 849건, 총 사업비는 377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549건(223.3조원)이 타당성 있는 것으로 분석돼 평균 통과율은 64.7%를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조사대상 27건 중 74.1%인 20건이 타당성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올 들어서만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사업(1조4709억원), 제2경인선 광역철도 건설사업(2조4399억원) 등 12건이 예타 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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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지역균형평가 비중이 높아진 2010년대 이후 예타 조사 통과율이 50% 내외에서 70%대로 급증했다”며 “지금까지 예산 투입이 부족해 지역 발전이 이뤄지지 않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인구수를 고려한 1인당 세출 예산은 수도권보다 지방이 최대 3배까지 많다”고 말했다.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은 확실해졌지만 경제성이 낮은 사업이 추진될 우려가 커졌다. 이번 개편안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정부가 예타 대상 선정 기준을 총 사업비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상향하는 개정안을 도입 추진 중인 만큼 무분별한 예산 투입은 더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도 유지관리 비용은 물론이고 공사비도 챙기지 못하는 토목 사업이 많다”며 “장기적으로 재원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적 고려’ 혹은 ‘정무적 판단’이 고려될 여지가 더 커졌다는 비판도 나왔다. ‘정책성’ 평가 항목에 일자리와 환경, 안전 등 사회적 가치(정책효과)를 반영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간접 고용효과와 재난 대응 가능성, 생활불편 개선 등 요소가 포함됐다. 기재부는 이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전문가들은 기준, 관점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아전인수식 해석이 가능하다고 봤다. 게다가 현재까지 한국개발연구원(KDI)가 경제성 분석뿐만이 아니라 정책성, 균형발전까지 평가했지만 앞으로는 기재부 내부에 설치되는 ‘재정사업평가위원회’, ‘분과위원회’가 최종 사업시행 여부 결정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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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라살림연구소 flashfresh